“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막상 연말에 돌아보니 이룬 게 하나도 없다.”
혹시 제 이야기인가요? 저는 한때 ‘바쁨’을 훈장처럼 여기던 사람이었습니다. 스케줄러가 빽빽해야 열심히 사는 것 같았고, 들어오는 부탁을 모두 거절하지 않고 처리하는 게 능력이라고 믿었죠.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몸은 번아웃으로 망가졌고, 정작 중요한 성과는 하나도 내지 못한 채 ‘잡일 처리반’이 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렉 맥커운의 <에센셜리즘>을 읽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열심히’ 산 게 아니라, ‘생각 없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요. 저자는 성공의 핵심은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Less, but better)’에 있다고 일갈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시간 관리 책이 아닙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삭제’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우선순위의 철학입니다. 제 삶의 군살을 걷어내고 본질만 남기게 해 준 4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1. 비에센셜리스트 vs 에센셜리스트: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나의 사고방식입니다. 저자는 세상을 사는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눕니다.
- 비에센셜리스트 (Non-Essentialist):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요청에 반응하고, 모든 기회를 잡으려다 에너지가 분산됩니다. 결과적으로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늘 피로감에 시달립니다.
- 에센셜리스트 (Essentialist): “대부분의 것은 소음이고, 중요한 것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일을 거절하고, 정말 중요한 단 하나에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적게 일하지만 더 큰 성과를 냅니다.
우리는 ‘슈퍼맨’이 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에센셜리스트는 슈퍼맨이 되기를 포기하고, 대신 ‘해결사’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모든 방향으로 1mm씩 움직이는 것보다, 한 방향으로 1km를 뚫고 나가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2. 선택의 힘: ‘해야 한다’를 ‘선택한다’로 바꿔라
우리가 무력감에 빠지는 이유는 ‘선택권’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상사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친구가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삽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에센셜리즘의 첫 단계는 “나는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어도, 그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야근을 해야 해”라고 말하지 말고, “나는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야근을 선택했어”라고 바꿔 말해보세요. 뉘앙스의 차이 같지만, 주도권을 내가 쥐는 순간 끌려다니는 삶은 끝납니다. 거절할 수 있는 권리도, 포기할 수 있는 권리도 모두 나에게 있습니다.
3. 90점 룰: 확신이 없다면 ‘NO’다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거절’입니다. 어중간한 기회나 부탁이 왔을 때 우리는 “나쁘지 않은데 한번 해볼까?”라며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함정입니다. ‘나쁘지 않은 일’들이 쌓여서 ‘진짜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아주 명쾌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바로 ’90점 룰’입니다. 어떤 제안이나 기회가 왔을 때, 점수를 매겨보세요.
- 90점 이상이다: 무조건 한다. (YES)
- 70~80점이다: 고민된다. → 그럼 하지 않는다. (NO)
“확실한 YES가 아니라면, 그것은 확실한 NO다.” 이 문장을 기억하세요. 70점짜리 적당한 기회들을 거절해야만, 언젠가 찾아올 100점짜리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깁니다. 거절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과 목표를 존중하는 행위입니다.
4. 편집의 기술: 인생에도 ‘삭제 버튼’이 필요하다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감독이 수많은 장면을 촬영한 뒤, 러닝타임에 맞춰 불필요한 장면을 과감하게 ‘편집’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촬영한 모든 장면을 다 넣었다면 그 영화는 지루해서 아무도 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에 쉼표를 찍고, 주기적으로 불필요한 일정을 삭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여유(Buffer)’를 강조합니다. 꽉 짜인 스케줄은 돌발 상황에 취약합니다.
일부러 아무 약속도 잡지 않는 날을 만드세요. 멍하니 생각할 시간, 책 읽을 시간, 가족과 보낼 시간을 스케줄표에 미리 확보해 두세요. 비어 있는 공간이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오고, 삶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생이라는 영화의 편집자가 되세요.
5.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실천 체크리스트
지금 당장 내 삶의 군살을 빼고 에센셜리스트로 거듭나기 위한 5가지 행동 지침입니다.
- [ ] 수면 확보: 잠을 줄여서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았는가? (8시간 수면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자산 보호다)
- [ ] 거절 연습: 이번 주에 원치 않는 부탁을 받았을 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말해보았는가?
- [ ] 90점 룰 적용: 지금 고민 중인 구매나 약속이 90점 미만이라면 과감히 포기했는가?
- [ ] 디지털 디톡스: 아무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삭제’했는가?
- [ ] 생각할 시간: 일주일에 최소 2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생각’만 하는 시간을 스케줄에 넣었는가?
6.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거절하는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요청’이라는 점을 분리해야 합니다. “당신을 돕고 싶지만, 지금 제가 맡은 중요한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해서 어렵습니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상대방도 당신의 거절을 통해 당신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Q2. 에센셜리즘은 이기적인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다 약속을 어기거나 퀄리티 낮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더 무책임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여 최고의 기여를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더 큰 이익입니다.
Q3. 지금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데 ‘더 적게’ 하라는 게 말이 되나요?
A: ‘더 적게’는 게으름을 피우라는 뜻이 아닙니다. 10가지 일을 대충 하는 대신, 가장 중요한 1가지 일을 끝장나게 잘하라는 뜻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것이 훨씬 더 빠르고 확실한 성과를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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